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인류가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이지만, 기후 변화, 전쟁, 관광으로 인한 훼손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를 보존하고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VR, AR, 아카이빙 기술은 세계유산의 새로운 보존 방식이자 교육과 관광의 혁신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세 가지 디지털 기술이 세계유산에 어떻게 접목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VR – 가상현실로 경험하는 세계유산
VR(가상현실) 기술은 실제 현장에 가지 않아도 세계유산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제한되었을 때, 많은 박물관과 문화기관이 VR 투어를 제공했습니다.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은 VR을 통해 파리까지 가지 않아도 전시 작품과 건축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 한국의 경주 불국사도 VR 콘텐츠로 제작되어 전 세계 어디에서든 감상할 수 있습니다. VR의 장점은 접근성 확대입니다. 장애인이나 고령자, 먼 거리에 거주하는 사람도 VR 기기를 통해 세계유산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직접 VR로 고대 유적을 탐방하며 생생한 역사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VR은 단순히 관람에 그치지 않고, 재현 기능을 제공합니다. 훼손되었거나 소실된 유산을 가상으로 복원해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학문적 연구와 보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AR – 현실 위에 겹쳐지는 새로운 시각
AR(증강현실)은 현실 공간에 디지털 이미지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로, 세계유산 관광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수원 화성을 방문한 관광객이 스마트폰을 들면 당시의 군사 시설이나 축성 장면이 화면 위에 나타나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경복궁에서는 AR 앱을 통해 조선 시대 왕과 왕비의 의례 장면을 재현하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학습과 체험을 결합한 사례입니다. AR의 장점은 현장성과 상호작용입니다. 실제 유산 공간을 걸으면서 과거의 모습, 설명, 3D 모델 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어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또한 AR은 관광뿐 아니라 보존에도 활용됩니다. 균열이나 훼손 부위를 AR로 표시해 관리자가 쉽게 점검할 수 있으며, 건축 복원 시에도 3D 시뮬레이션으로 오류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세대에게는 게임처럼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해 세계유산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효과가 큽니다.
아카이빙 – 디지털로 남기는 영원한 기록
아카이빙은 세계유산을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하고 보존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이는 유산이 전쟁, 재해, 노후화 등으로 소실될 위험에 대비하는 중요한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시리아 내전으로 파괴된 고대 도시 팔미라는 디지털 아카이빙 자료 덕분에 복원 연구가 가능해졌습니다. 한국에서도 불국사, 석굴암, 창덕궁 등이 3D 스캐닝과 드론 촬영을 통해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되고 있습니다. 아카이빙의 장점은 영구성과 연구 활용성입니다. 실제 유산이 훼손되더라도 디지털 기록은 남아 후대 학자들이 연구와 복원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아카이빙은 교육과 관광에도 기여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디지털 자료를 열람하고 학습할 수 있으며, VR·AR 콘텐츠 제작에도 핵심 자료로 활용됩니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과 결합하면, 방대한 아카이브 데이터를 분석해 유산의 변화를 추적하거나 새로운 복원 방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아카이빙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세계유산을 미래 세대와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VR, AR, 아카이빙은 세계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습니다. VR은 접근성과 재현 기능으로, AR은 현장성과 상호작용으로, 아카이빙은 영구적 기록으로 각각의 장점을 발휘합니다. 이 세 가지 기술은 단순히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세계유산이 가진 가치를 더 널리, 더 깊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2024년 현재, 세계유산 보존의 미래는 디지털 기술과의 공존 속에서 더욱 확장될 것입니다.